개국 60주년을 맞은 G방송국이 독특한 리얼리티 쇼를 기획한다. 평범한 일반인 가족이 1961년의 단지를 재현해 놓은 곳에서 3개월간 당시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생활하는 데 성공하면 500만 엔을 준다는 것이다.
이에 나카하라네 가족과 고이케네 가족이 출연하게 된다. 나카하라네 가족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부가 물론 어린 두 딸까지 온 식구가 합세해 절약과 저축에 혈안이 된 집이고, 고이케네 가족은 게으른 백수 남편, 실패한 유튜버 부인,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현 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이 있는 집이다.
하지만 1961년의 단지 생활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. 과거의 물자 부족과 시대적 고정관념에 얽매여, 두 가족은 서로 갈등을 빚게 된다. 여기에 불륜과 살인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단지 내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진다.
특히, 1961년 당시에 발생한 미제 살인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의문이 제기되면서,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진다. 방송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불신이 난무하면서, 촬영장은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지는데...
알고 보니 리얼리티 프로가 아니라 몰카였고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조작된 상황극이었다는. 막판으로 갈 수록 등장인물들의 정체가 밝혀지며 저지른 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. 아마 이걸 반전으로 노린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허를 찔렸다기 보다는 무언가 복잡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.
마리 유키코는 이야미스의 3대장 중 한 명이고,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[이사]라는 단편집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어서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. 생각보다는 그닥 인상적이지 않은 결말의 소설로 남을 듯.
* 이야미스 : 일본어 ‘이야(いや; ‘싫다’라는 뜻)’와 영어 ‘미스터리(mystery)’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로 인간의 내면 심리를 정교하게 묘사함으로써 읽고 나면 뒷맛이 씁쓸하고 기분이 우울해지는 일본식 다크 미스터리 소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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